[책] 왓칭(Watching) - 신이 부리는 요술
혹시 이런 적 없으신가요? 너무 화가 나거나 슬픈 상황인데 내가 화가 난 또는 슬퍼하는 모습을 제 3자가 되어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듯한 경험이요.
어렸을 때는 화가 나면 그 화가 난 상황 이외에는 아무 것도 안 보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고도 좀 치고, 아무 상관없는 물건을 부수기도 하고, 지나고 나면 후회했던 일이 많습니다. 나이가 들어가서일까요? 아니면 철이 좀 든걸까요? 요즘은 웬만한 일에는 화가 나지 않거나 화가 나더라도 그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때까지는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왓칭'은 예전에 사두었다가 다 못 읽은 책인데 이번에 책을 정리하면서 발견해서 빠르게 읽은 책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개인적인 경험들이 떠올라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아 공유 드립니다.

'왓칭'의 내용에 따르면 우리
의 생각이 우리를 둘러싼 현실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고, 나를 남이 된 것처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요술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고 합니다.책에 소개된 내용 중에 제 관심을 끌었던 내용 몇가지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1. 내가 원하는 몸 만들기
카네기 멜론 대학의 연구진은 남녀 4백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게는 초콜릿을 한 알씩 먹는 상상을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초콜릿을 한 알씩 옮기는 상상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모두에게 초콜릿을 나눠주고 마음껏 먹도록 한 결과, 초콜릿을 먹는 상상을 한 그룹은 초콜릿을 옮기는 상상을 한 그룹 대비 절반 정도의 양만 먹었다고 합니다. 초콜릿을 먹는 상상을 한 쪽이 실제 초콜릿을 접했을 때 적게 먹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먹방을 보면 보통 음식에 대한 상상들을 많이 하실텐데 이 책의 내용을 따라 단순히 음식에 대한 생각뿐만 아니라 실제로 먹는 듯한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요? 점심 먹기 전에 음식을 먹는 상상을 해도 식사량을 줄여 살 빼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운동할 때도 가장 중요한게 운동에 집중하고, 내가 하는 운동이 근육을 만들고 지방을 녹여준다는 상상을 하면서 하는게 운동 효과를 높여준다고 하네요!
#2. 나를 남으로 바라보면 효과 백 배
오하이오 대학의 릴리 리비 교수의 실험에 따르면, 200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학생 집단을 두 그룹으로 나눈 후 한 그룹에게는 투표하는 자신의 모습을 1인칭으로 상상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투표하는 자신의 모습을 제 3자가 되어 바라보는 상상을 하도록 했습니다. 이후 실제로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한 비율을 비교해 본 결과 1인칭으로 '내가 투표하고 있어'라고 상상한 그룹보다 제 3자가 되어 '내가 투표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어'라고 상상한 그룹이 투표율이 높았다고 합니다.
저는 요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게 너무 힘든데요. 오늘 밤에는 자기 전에 아침에 알람 소리를 듣자마자 벌떡 일어나 샤워를 하는 제 모습을 영화처럼, 남의 일처럼 상상하고 잠들어야겠습니다.
#3. 과정을 바라보면 쉽게 달성된다
시크릿 류의 책을 보면 상상만 하면 모든 일이 이뤄질 것처럼 써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책에서는 결과를 상상하기 보다 과정을 상상하는게 실제로 그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나는 10억을 모을테야~라고 마음 먹는 것 보다 이번 달 말에 가계부를 정리했더니 저축액이 30만원 늘어난다라고 구체적인 과정을 상상하는 것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4. 긍정을 바라보면 부정은 보이지 않는다
같은 뜻이지만 다르게 들리는 말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저자가 얘기한 아래의 대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A: 엄마, 놀이터에 놀러가도 돼?
엄마A: 안 돼! 아직 숙제도 안 했잖아!
아이B: 엄마, 놀이터에 놀러가도 돼?
엄마B: 그럼, 숙제하고 가면 되지~
여러분은 어떻게 대화하고 계신가요?
'왓칭'이라는 책은 다양한 예들이 모여 재미있고 생각할 만한 꺼리를 주는 책입니다. 약간의 단점이 있다면 양자역학을 끌어다 저자의 생각이 과학적인 이야기인 척 하는 점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그 부분만 살짝 넘어간다면 내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한번 써먹어 볼만한 아이디어가 가득합니다.